안녕하십니까. 동악어문학회 회장을 새롭게 맡게 된 박광현입니다.
동악어문학회는 1964년 8월 창립하여 학회지 『동악어문학』을 발간하기 시작하였습니다. 2022년 6월 현재 지령 제87집의 학회지를 발간한 한국어 문학 연구 분야의 가장 유서 깊은 학회 중 하나입니다. 이는 크나큰 자랑거리가 아닐 수 없습니다. 우리 학회를 통해 학계에 입문하여 맹활약하는 연구자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입니다. 그 전통을 이어가며 본 학회만의 차별화된 색채를 유지하려 노력해왔습니다. ‘학회의 범람시대’라 할 만한 지금의 어려운 와중에도 적응과 극복의 과제를 잘 수행하며 정진해왔습니다.
그 결과, 2021년에는 한국연구재단의 등재학술지 심사에서 ‘계속판정’을 받았습니다. 이는 전적으로 회원님들께서 보내주신 우리 학회에 대한 애정 과 임원진의 헌신, 그리고 그를 통해 이뤄낸 학문적 성취의 결과입니다.
그럼에도 내부적으로 부족함을 지적 받아왔습니다. 최근 들어 학회의 오랜 전통만을 내세우면 학계의 선도적 위치에 설 수 없기에 새로운 개혁의 순간을 준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게 듣고 있습니다. 그런 의견에는 우리 학회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함께, 이대로는 한국 사회에 긴요한 사회적 의제를 매호 제출하기 어렵다는 상황 인식이 담겨져 있습니다. 이는 여느 학회도 마찬가지로 맞닥뜨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유서 깊고 전통 있는 학회들이 그러할 것입니다. 그런 학회들이 학회 본래의 보수성에서 벗어나기 힘든 점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습니다. 이제 학회 회원들 간의 네트워크만으로는 급변하는 사회 환경에 순발력 있는 대 응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래서 사회적‧학문적인 의제의 선점과 참신한 연구 기획을 통해 우리 학회의 네트워크를 뛰어넘어 지적 호기심이 넘치는 신진 연구자들이 모여들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갈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이에 우리 학회 임원진은 오는 10월 발행되는 제88집부터 동국대학교 서사문화연구소와 함께 하고자 합니다. 서사문화연구소와는 그간 수차례에 걸쳐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하며 긴밀한 교류 ․ 협력관계를 이어온 경험이 있습니다. 이제 학술대회의 공동개최라는 느슨한 결합이 아닌 학회와 연구소가 화학적으로 결합하여 만들어낸 작업의 결과를 학회지에 담아갈 예정입니다. 이를 계기로 우리 학회지는 매호 순발력 있고 참신한 연구 기획과 함께 국제적이고 안정적인 학술 활동의 기반을 갖게 될 것입니다. 또한 서사문화연구소도 유서 깊은 학회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여 이제까지보다 좀 더 넓은 공론의 장을 갖게 될 것입니다.
두 기관이 함께 해온 공동작업을 통해 이미 원활하고 합리적인 의사구조를 만들어가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판단됩니다. 학회와 연구소라는 각각의 특장을 십분 발휘한 이번 공동 발행을 통해 우리 학회지는 더욱 새로운 모습으로 탄생할 것입니다. 또한 이번 학회의 임원진도 연구 기획 기능을 강화하고 신구조화를 이루는 방향으로 새롭게 구성할 것입니다.
아무쪼록 회원님들께 지금까지와 마찬가지로 깊은 애정을 바라오며, 학술지 『동악어문학』이 새롭게 태어나는 데 적극적인 동참을 바라는 바입니 다. 아울러 차후 학술지를 발간함에 있어 회원님들뿐 아니라 많은 연구자분 들의 많은 가르침을 구하는 바입니다.